<p></p><br /><br />전쟁 난 조국을 떠나 타지에서 맞는 첫 봄은 어떨까요?<br> <br> 지난해 여름 입국한 아프가니스탄인 삼백 일흔 일곱 명이 전국 곳곳에서 한국 생활에 한창 적응을 하고 있는데요.<br> <br> 남영주 기자가 만나봤습니다.<br><br>[리포트]<br>머리에 히잡을 두른 학생들이 아파트 단지를 나섭니다. <br> <br>삼삼오오 대화를 나누며 통학 버스에 오릅니다. <br> <br>이들은 지난달부터 등교를 시작한 아프간 특별기여자 자녀들. <br> <br>고3 학생들의 한국 문화 수업시간입니다. <br> <br>과일 그림과 이름이 적힌 카드 앞에서 모형 지폐를 들고 서 있습니다. <br> <br>[현장음] <br>"(이거 얼마예요? 주세요.) 감사합니다." <br> <br>시장에서 물건을 사는 상황을 가정해 한국 문화를 익히는 겁니다. <br> <br>한국어 실력은 간단한 인사를 주고 받는 수준. <br> <br>[알리 / 울산 문현고 3학년] <br>"한국어 조금 어려워요. 어렵지만 배우고 싶어요." <br> <br>얼마 전 환영 편지를 건넨 한국인 친구에게 답장도 써 줬습니다. <br> <br>[황유리 / 울산 문현고 3학년] <br>"(알리가) 한국어로 답장을 써줬어요. 편지를 너무 잘 써줘서 감동 받았어요."<br> <br>작업복을 입고 퇴근하는 하피즈 압둘 씨. <br> <br>선박엔진 업체에서 전기 설비를 배우고 있습니다. <br> <br>취업한 지 한 달 밖에 안돼 나사를 조이고 기기를 확인하는 모습이 아직 서툽니다. <br> <br>한국에 오기 전 그는 아프간 한국 병원에서 7년간 간호사로 일했습니다. <br> <br>[하피즈 압둘 / 아프간 특별기여자] <br>"오랫동안 간호사로 일하다 다른 분야에서 일하고 있어요. 약간 헷갈려요. 그래도 도와주는 사람 많아요. (한국은) 친구 같은 나라, 가족이 되고 싶은 나라예요." <br> <br>하피즈 씨와 함께 온 자녀는 4명. <br> <br>요즘은 집에서 게임하는 재미에 빠져 있습니다. <br> <br>[마씨 / 아프간 특별기여자 자녀] <br>"(한국 게임 좋아해요?) 네. 한국에 와서부터 좋아했어요." <br> <br>하피즈 씨를 포함해 이곳 울산에 정착한 아프간 특별기여자와 가족은 29가구 157명. <br><br>지난해 8월 입국한 377명은 충북 진천과 전남 여수에서 적응 교육을 받고 전국으로 흩어졌는데 울산에 정착한 인원이 가장 많습니다. <br><br>대기업이 협력업체를 통해 일자리와 주거지를 제공한 영향이 컸습니다. <br> <br>16세 이하 아프간 축구 국가대표 출신 무스타파 군. <br> <br>축구 선수를 꿈꾸는 그는 체육 시간이 가장 기다려집니다. <br> <br>[무스타파 / 울산 문현고 3학년] <br>"한국 친구 좋아요. (뭐하면서 친해졌어요?) 축구." <br> <br>모든 과정이 순탄치 만은 않았습니다. <br> <br>일부 학부모가 아프간인 등교를 우려하고, 코로나 백신 접종증명서 발급 문제까지 겹치면서 개학 하고 3주 만에야 등교를 시작했습니다. <br> <br>지금은 학교와 지역 사회도 적응을 돕기 위해 팔을 걷었습니다. <br> <br>[박미진 / 담임 선생님] <br>"저희 책도 초등학생용 쓰거든요. 7월까진 중학생 수준까지의 어휘와 말이 되게끔 해야겠다…" <br> <br>[임종곤 / 통학버스 기사] <br>"타국에서 여기까지 왔으니까 반갑게 맞아줘야 하지 않겠습니까." <br> <br>아프간 특별기여자와 가족들에게 한국은 제2의 고향으로 거듭나고 있습니다. <br> <br>다시간다 남영주입니다. <br><br>PD : 윤순용 권용석<br /><br /><br />남영주 기자 dragonball@donga.com